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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처럼 웹에 플랫폼 제공,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 인터넷상에서 문서편집 가능
구글·위키피디아 등 MS에 맞서 `웹2.0` 서비스 제공하며 큰 수익, 인터넷 대세로 확산

2004년 8월에 이어 작년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상 두 번째로 열린 ‘웹(Web)2.0 컨퍼런스’엔 구글, 야후, 넷스케이프 등 인터넷 업계 스타 회사들의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인터넷 기업은 아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최고기술책임자인 레이 오지도 참석해 웹2.0이라고 명명된 인터넷의 새로운 흐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한눈에 보여주었다. 비즈니스위크는 2005년 9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웹’(A whole new Web)이란 기사를 통해 국내의 싸이월드를 비롯해 웹2.0을 기반으로 성공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들을 소개했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지난 한 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업계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웹2.0’이었다. 2004년 초 처음 명명된 이 용어는 구글, 아마존닷컴 등과 같은 최근 성공한 인터넷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과거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아직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두 차례의 ‘웹2.0 컨퍼런스’를 거치면서 그 개념이 구체화되고 있다. 웹(인터넷)이란 이름 뒤에 1.0에 대비되는 2.0이란 수식어를 붙인 것은 웹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웹이 어떠한 세대변화를 거쳤다는 것일까?

‘웹2.0 컨퍼런스’를 기획한 IT 관련 미디어그룹 ‘오라일리(O’Reilly)’사의 팀 오라일리 회장은 “웹2.0 시대로의 전환은 ‘웹의 플랫폼화(The Web as platform)’에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플랫폼이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즈와 같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기 위한 운영체제를 말한다.

한국전산원 IT신기술사업팀의 박유진 연구원은 “지금까지 컴퓨터상에서 윈도우즈를 기반으로 할 수 있었던 작업들을 웹에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블로그의 경우처럼 서비스 제공업체가 사용자에게 블로그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제공하면 사용자는 자신에게 맞게 콘텐츠를 생산, 유통,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즉 지금까지는 윈도우즈를 부팅시킨 후 할 수 있었던 워드나 엑셀 작업 등을 이제는 별도의 소프트웨어 구입 없이 인터넷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웹상에서 제공하는 응용프로그램들은 사용자 입맛에 맞게 변형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워드작업을 웹상에서 할 수 있는 기술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지난해 초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AJAX(Asynchronous Java script and XML)란 기술은 사용자로 하여금 웹에서 제공하는 응용프로그램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 기능 등을 변형시키기 쉽게 해주었다.

지금까지 MS사의 워드나 엑셀을 사용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이 있더라도 현재 버전이 그런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다음 버전에서 그러한 기능이 반영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서비스 제공업자가 기본적인 워드나 엑셀 기능을 지원하는 플랫폼만 제공해주면 사용자는 이를 자신의 필요에 따라 적절히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을 굳이 자신이 할 필요도 없다.

미니홈피에서 남의 사진을 퍼오듯 누군가가 새롭게 만들어놓은 업그레이드 버전을 가져다 쓰면 되기 때문이다. 팀 오라일리 회장은 ‘웹2.0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끊임없는 베타(Perpetual Beta)’란 말을 사용했다. 이는 웹상에서는 사용자들이 끊임없이 기존의 플랫폼을 업그레이드시켜 나가기 때문에 MS사의 오피스 프로그램과 같은 별도의 업그레이된 버전(베타 버전)이 필요없음을 의미한다. AJAX를 비롯한 최근의 기술적인 진보는 웹상에서의 콘텐츠 교환 혹은 공유를 보다 쉽게 만들어주고 있다.

실제로 이런 식의 서비스가 속속들이 선보이고 있다. 미국의 업스타틀(Upstartle)이라는 회사는 인터넷상에서 워드문서를 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www.writely.com)를 운영한다. 이 회사 서비스의 특징은 서비스 이용자들이 서로의 웹페이지를 공유함으로써 쉽게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인 샘 쉴레이스는 “서비스를 시작한 처음 4~5달 동안 사람들은 ‘누가 브라우저에서 문서 편집을 하겠는가’라며 우리가 미쳤다고 말했다.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당신들도 알 것이다”라고 말했다.

MS사도 대응 나서
최근의 이와 같은 흐름에 가장 긴장한 것은 그동안 윈도우즈,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판매해 소프트웨어 시장의 공룡으로 군림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사다. 그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 운영체제(플랫폼)인 윈도우즈를 이용해 컴퓨터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문서작업 프로그램인 로터스(LOTUS)1-2-3를 자사의 엑셀로 대체했는가 하면 선도적 웹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를 고사시키고 자사의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인터넷 항해를 위한 유일한 수송선으로 자리매김시켰다. MS사가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몰아낼 수 있었던 것은 이 싸움이 윈도우즈라는 플랫폼 대 특정 소프트웨어 사이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로터스나 넷스케이프를 실행하기 위해선 먼저 윈도우즈를 실행시켜야 했다. 이 때문에 윈도우즈를 판매하는 MS사가 자사의 인터넷익스플로러와 오피스 프로그램을 끼워팔기하자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넷스케이프 같은 프로그램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하지만 웹2.0 시대에 MS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윈도우즈의 도움 없이도 자생(自生)할 수 있는 웹상의 서비스와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엔 MS도 웹상에서 사용가능한 오피스 제품을 기획하는 등 최근의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웹2.0을 기반으로 한 웹 서비스들이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MS 같은 공룡을 위협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게 된 데 대해 웹2.0의 옹호론자들은 “웹2.0이 이용자의 참여와 개방성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팀 오라일리 회장도 “사용자들이 기여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웹2.0 시대에 시장을 지배하는 핵심요소다”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적었다.

뉴스위크는 올해 1월 3일자 기사에서 “새로운 웹(Web2.0)은 소위 ‘참여의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성공적인 인터넷 기업들은 사용자들의 활발한 활동에서 힘을 얻는다”고 적었다. 실제로 최근 성공한 인터넷 서비스는 이러한 경향을 보인다. 우선 블로그는 참여와 개방성을 특징으로 하는 웹2.0의 전형을 보여준다. 블로그에 게시된 글이나 사진 같은 콘텐츠는 대부분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다. 특히 최근엔 자신이 원하는 정보가 다른 사람의 블로그 등에 업데이트 되었을 경우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라는 기술이 상용화됨으로써 이용자들의 블로그에 대한 참여열기는 더욱 높아져 가고 있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도 철저히 사용자의 참여에 의존한다.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회사 측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만, 위키피디아는 이용자가 사전에 적힌 내용을 수정, 삭제하는 권한을 가짐으로써 사전 제작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위키피디아가 머지않아 조회 수 기준으로 세계에서 10번째 안에 드는 웹사이트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지식검색’ 서비스가 그러한 예이다.
이 서비스는 웹상에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을 마련하고 이용자의 참여를 유도해 성공을 거뒀다. 네이버 지식검색의 콘텐츠는 서비스 제공업체인 네이버의 NHN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 접속하는 개개인이 질문을 올리고 여기에 또다른 이용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콘텐츠가 구성된다. 2002년 개설된 지식검색 서비스는 지금까지 3500만건 이상의 질문과 답이 올려져 있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최근의 분위기는 웹2.0이 인터넷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다시 한번 닷컴붐을 일으킬 듯한 기세다. 아마존닷컴, 구글, 위키피디아와 같은 웹2.0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에는 엄청나게 많은 이용자가 몰려들고 있다. 사람들이 몰려들수록 광고에 노출될 빈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막대한 광고수익을 누리고 있다. 특히 구글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광고가 아닌, 소규모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해 냈다. 이제 웹2.0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서서히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웹2.0’ 열풍은 거품?
하지만 최근의 이런 분위기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이들은 웹2.0은 단지 “다시 한번 인터넷 붐을 일으키기 위한 사기수단에 불과하다”고까지 말한다. 여전히 ‘웹2.0은 무엇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조차 내려지지 않았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 실린 웹2.0에 대한 정의에도 “(웹2.0의) 정확한 의미에 대한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이렇듯 웹2.0이란 용어의 정의가 애매한 것은 웹2.0이란 용어의 탄생 배경과도 관련이 있다. 웹2.0이란 말은 컴퓨터 엔지니어용 전문서적을 출간하며 관련 세미나를 개최해온 ‘오라일리’사와 세계적인 IT행사인 컴덱스쇼를 주최했던 ‘미디어라이브(MediaLive)’사가 2004년 초 IT관련 컨퍼런스 개최에 대한 아이디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웹2.0이란 말을 창안한 것으로 알려진 오라일리사의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 부사장은 지난 2000년 닷컴버블에서 살아남은 닷컴 기업들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며 이러한 기업들의 특징을 여타 기업들과 대비하는 의미에서 웹2.0으로 명명하였다. 처음엔 ‘브리태니커 온라인 사이트가 웹1.0(웹2.0과 비교해 구시대적이라는 의미)이라면 위키피디아는 웹2.0이다’라는 식으로 그 개념이 신구(新舊)간의 단순한 대비를 통해 어렴풋하게 제시되었다. 특히 웹2.0을 특징짓는 대표적인 기술로 평가되는 AJAX나 RSS도 최근 들어 상용화되긴 했지만 기술이 도입된 것은 5년도 더 전의 일이다. 인터넷언어인 XML을 개발한 프로그래머 팀 브레이는 “소프트웨어마냥 조금만 새로운 기술이 도입돼도 2.0이란 수식어를 붙인다면 우린 지금쯤 웹8.0쯤에 와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산원이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플랫폼으로서의 웹, 웹2.0은 무엇인가?’라는 보고서에서도 “웹2.0은 기술이 아닌 트렌드”라고 분석했다. USA투데이의 칼럼니스트 케빈 매니는 웹2.0 컨퍼런스 폐막 직후에 낸 칼럼에서 “록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가사를 인용하자면, 웹2.0이란 말은 당신의 마음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며 비꼬았다. 웹2.0으로 인한 닷컴열기가 2000년에 이은 또 한번의 닷컴 버블 붕괴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웹2.0 컨퍼런스의 기획자인 팀 오라일리 회장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분명 또 다른 거품에 대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인정하며 “(상업적 이윤추구가 아닌) 본질(the substance)에 집중합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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