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 2.73

얼마전 이웃 블로그에서 보았던 좋은 글이 다시금 떠 오르게 되었다. 꼭 보여주고 싶은 분이 있어서...

예전 회사에서 팀원들끼리 워낙 친하다보니 농담도 많이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일좀 해'였다. 어떤 상황에서 나오냐하면......

A : (등 뒤에서 장난 걸며) 뭐해?
B : (인터넷 뒤적이며) 아, 원화에 필요한 자료를...
A : 아, 정말. 야한 사이트 찾고 있는거지? 일좀 해 일좀.

물론 A는 B가 업무에 필요한 일로 인터넷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장난을 친 것이고 B도 웃으면서, 혹은 맞장난을 치며 넘어간다. 이렇게 서로 친하고 일을 열심히 한다는 걸 아는 상황이라면 별 상관 없겠으나 문제는 아무리 그런 경우라도 기분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예전엔 나도 멋모르고 친한 사이라고 생각되면 했던 말이 있었는데 어느날 그 말 그대로 돌려받았더니 별 생각이 다 들었던 경우가 있었다(물론 철야해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도 한 몫 했지만). 그래서 나름대로 '직장에서 팀원에게 해서는 안 될 말들'을 정리해 보았다.

1. 일좀 해라.
-> 이 말 몇 번 듣다보면 '내가 정말 일 안 하는 놈인가?' 라고 스스로 심각하게 고민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그러는 넌 얼마나 일하는데?' 라는 식의 역공이 펼쳐지기도 한다. 아무튼 해봐야 별 도움이 안 되는 말.

2. 힘들 게 뭐 있냐. 그 일만 하면 되잖아.
-> 설령 그 업무를 완전히 꿰고 있는 사람이 한 말이라 하더라도 별로 기분 좋은 상황이 아닐진대,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말 하면 완전 무시해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보통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항변하는 경우와 조용히 인정하는 경우다. 전자는 항변이 성공해 상대가 인정했다해도 기분이 좋지 않으며 후자는 자포자기한 상태이거나 섭섭함을 느끼는 경우다.

3. 또 사고쳤지?
-> 사고 일으키는 존재는 없어져야 할 대상이다. 그래서 정말 상대가 사고를 쳤어도 이 말은 하지 않는다. 가뜩이나 사고쳐서 미안해 죽겠는데 확인사살하듯 말을 해버리면 기가 팍 죽는다. 반대로 자기 문제가 아닌데 이런 말 들으면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짜증나기 마련이다. '너는 사고 안 치나 두고보자' 라는 식이 될 수도 있다.

4. 그거 별로 안 어려우니까 금방 끝나잖아.
-> 2번과 비슷하긴 한데 이 말도 그 일을 잘 아는 사람이 해도 별로 좋지 않다. 왜냐하면 저런 말 들은 후 금방 끝내봐야 당연한 일을 해버린 것 뿐이고, 반대로 오래걸리면 자기가 무능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꼴이다. '너한텐 어려운 일 아니잖아?' 라는 식의 상대능력을 함부로 평가하려들면 곤란하다.

5. 알지도 못하면서
-> 팀원의 전문가적인 지식에 상처를 입히는 가장 직접적인 말이다. 팀원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 대해 식견과 자긍심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설령 전혀 다른 분야에 대해 아는 척 하다가 들은 말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분야와 연결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자괴감에 빠지거나 반대로 상대에게 이 말을 돌려줄 기회를 기다리는 경우로 나뉜다.

6. 명령어투
-> 명령 받는 거 좋아하는 사람 없다. 한국사람은 기질 때문에 특히 더 그런 것 같다. 게임회사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이기 때문에 명령 받는 것에 대해 익숙치 않다. 그것이 비록 자기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이 시킨 일이라도. 이럴 땐 청유형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

'~해주실 수 있어요?' 라던가 '~해줄래요?' 혹은 '부탁 좀 할게요.' 등.

울 실장님은 두 번째(~ 해줄래요?), 팀장님은 세 번째(부탁 좀 할게요)를 잘 구사한다.

출처 : 폰씨 블로그에서 펌한 글을 또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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