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 2.73

여느때와 같은 퇴근길에 chaoskcuf님이 뜬금없이 물으시더군요. '파이어준은 뜻이 뭐에요? 요즘 사람들은 닉네임에 뭔가 의미를 부여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그대로의 뜻이에요.'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사실, 퇴근길이라 길게 설명할 여유도 없었지요. 한번 즘 정리하는 것도 좋겠다싶어 장황한 스토리를 짤막하게 써볼까 합니다.(실은, 요즘 블로그가 재미없다는 말들이 끊이질 않아서...)

본래 처음 생성한 아이디는 '파이어준호'(firejunho)였습니다. 워낙에 다혈질인데다, 성질도 까칠한 관계로, 군 생활하면서 자각하자는 의미로 부여했었습니다. 그리고 파이어준으로 리네임 되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흐릅니다. 지금부터 그 사정을 시작합니다. 대학으로의 복학은 이미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벌써부터 '내 길이 아니다'라고 낙인을 찍었으니까요. 정말 할일없으면 휴향가는 곳 정도로 여겼습니다. 제대하기가 무섭게 사회생활에 해딩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찌하다보니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남친있는 연상의 여인과 사귀게 되었구요. 그렇다 보니 회사생활이 자연스레 고달파지더군요. 견디다 못해 사표 던져주고 막무가내로 회사를 옮겼습니다.

그녀와 교제한지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무렵 개인 사업을 해 보겠다고 일을 벌렸습니다. 생각보다 소비자의 반응이 좋았고 나름대로 잘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돈을 번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를 긴장속에 지내야 했으며 존폐를 넘나드는 사건/사고들이 끊이질 않았고 매일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런 저에게 그녀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사람이었습니다. 그토록 고마운 그녀에게 몹쓸짓도 많이 했습니다. 3박4일을 함께하기로 한 여름휴가였지요. 'x빠지게 일한 당신 떠나라~' 이와 비스무래 한 광고문구가 유행어처럼 퍼지고 있었는데 정말 그렇게 떠나고 싶었습니다. 휴행길에 오른직후 걸려온 거래처의 전화 한통화가 우울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래도 생까고 조낸 밟았지요. 장장 12시간동안 운전질 끝에 도착한 해남(땅끝마을이 있는)에 도착했을 무렵 서너차례 걸려온 전화는 매우 치명적이었습니다. 돌아가자는 말에 눈물을 글성이는 그녀를 달래면서 바다를 앞에두고 발목 한번 담그지 못한 채 상경해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그해는 제 인생에서 가장 바쁘고, 힘든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얻은 불면증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어요.

이게 닉네임과 무슨상관이냐구요? 난해한 서론입니다. 아무튼 지금부터 사건이 시작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해 일월, 그녀가 그녀의 회사동료와 바람피우고 저에게 딱 걸렸습니다. 저는 완전 패닉모드였죠. 집구석에 틀어박혀 술만 마셨습니다. 그토록 열심히 만들어 놓은 일들이 하나 둘 붕괴되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녀는 울고불고 난리가 났습니다. 좀처럼 쇼크가 가시질 않아 계속 술만 먹었어요. 흔히 '폐인'이라고들하는 개념(무언가에 심취한)이 아닌 정말 '폐인'이었습니다. 턱수염이 2~3센티나 자랐었죠;; 그러던 중 '그녀와 파람핀 녀석 혼내기 프로젝트'를 고안합니다. '너그럽게 용서한다' or '너 죽고 나 죽는다.' 택일의 시나리오를 짜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냉정하게 진행했지요. 일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아니, 할수가 없었습니다. 정말이지, 같은 회사에 둘이 같이있는 모습들 떠올리는 것은 죽기만큼 싫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중에 길가에서 눈물과 콧물이 뒤범벅되어 용서를 빌며 매달리는 그녀를 뿌리치고(자빠뜨리고) 괴성을 지르며 어디론가 달려가 가버리는 어설픈 CF의 한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_-; 몇개월만에 그 녀석이 회사를 그만두었고 그녀와 녀석을 용서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습니다.(정말로 그만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뒤돌아보니 제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더군요. 공허했습니다. 간간히 들어오는 디자인 일거리로 입에 풀칠을 했습니다. 그녀와의 관계는 계속 악화되었고 나아질 기미가 않보이더군요. 결국 그녀와 이별했습니다. 그해 상반기는 제게있어서 무엇으로도 비유하지 못할 최악의 시기였습니다. 마지막 보루로 여기던 대학에 복학을 결심하면서 다시 태어남을 기념하기 위해 리네임한 닉네임이 바로 '파이어준(firejune)' 입니다. 파이어(Fire)는 '불'이라는 뜻 외에도 다른 것이 있지요. '해고하다(모가지를 자르다)', '쏘다(발사)', '시련(고난, 불지옥)'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시련이라는 의미에 가장 가깝습니다. 여기에 유월(June)을 덧붙여 이 시절에 일어난 일들을 뼈에 새기겠다는 의지가 깃들여있습니다. 뭐, 갖다 붙이기 나름입니다만....

참 아이너리하게도 그녀와의 첫만남과 그녀석과 그녀와의 만남이 비슷합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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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쑥스럽게도 저희 회사(올라웍스) 공식 블로그에 저의 소개글이 등록되었습니다. 그리 유명하지도, 특별나지도 않은 저를 엄청 띄어 띄워주셔서 한동안 몸 둘 바를 모르고 있다가. 이제서야 소개된 사실을 알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월급을 받고 지난 한 달을 돌이켜 보니, 이직한 것은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블로그를 통해서 직장을 구한 케이스가 되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관심있고 하고싶은 직종이기에 멀쩡한 직장 때려치우고 덜컥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지요.

여러분도 블로그를 열심히 가꾸어보세요. 뜻밖의 제의가 들어올지도 모릅니다. :)

올라로그 웹 인터페이스 개발 담당, FireJune 님
그런데, 그 사진은 그리 많이 손대진 않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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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3c 통과.png

스킨작업을 하면서 웹 표준을 지키는 코딩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킨만으로는 웹표준을 준수할수 없는 것을 알게 되었고, 태터툴즈 클래식의 웹 표준에 반하는 코드도 모두 뜯어고쳐 W3C의 표준 유효성 검사를 통과하였습니다. 처음에는 300개가 넘는 오류로 자포자기하고 있었지만, 하나하나 수정하기 시작하여 태터툴즈 클래식을 사용하는 블로그도 웹 표준 유효성 검사를 통과하게 된 것입니다. 이곳 외에도 Tyburn님과 Vincent님도 이미 클래식을 XHTML1.0까지 통과시킨 전적이 있습니다.

W3C HTML 4.01 웹 표준 유효성 검사 바로가기

valid-html401.png

유효성을 통과하면 좌측의 배너를 사용하여 언제든지 해당 웹 페이지의 유효성 검사를 해볼수 있습니다. 태터툴즈 클래식을 웹 표준 준수 블로그툴로 만들기위한 가장 까다로웠던 작업은 name으로 정해진 폼이름입니다. 삽질 끝에 name를 id로 변경하고 몇 줄의 자바스크립트 함수의 변경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포스트 작성도 웹 표준에 따라 작성해야 합니다. 때문에 이전에 작성한 글에서는 오류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글 입력페이지도 대대적으로 손보았습니다. 기존에 입력했던 글과 댓글들이 HTML 4.01 표준에 만족하도록 마이그레이션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조금 더 공부해서 XHTML 1.01 표준에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앗! 그전에 CSS 1.0부터 orz...

약간의 테스트 과정을 거친 후 태터툴즈 클래식이 HTML 4.01 웹 표준을 준수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설치형 블로그에서 웹 표준을 준수하기 위한 첫걸음으로는 웹 표준을 준수하는 스킨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제부터 배포하는 스킨은 웹 표준을 준수할 것을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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